대한민국 수출시장에서 가장 호조를 보이며 큰 폭으로 확대된 21년도 반도체 수출액은 1287억 달러로 전년대비 28.4%가 상승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그 중 특히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70% 이상을 점유하는 등 ‘메모리반도체 1위’라는 타이틀을 통해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그러나 메모리반도체에 비해 4차산업의 핵심으로 불리는 시스템반도체의 경쟁력은 비교적 부족한 상황에서 스마트폰, 웨어러블, 드론, 자율주행차 등 모든 산업 분야에 활용되는 시스템반도체의 시장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함에 따라 우리나라도 현재의 기술력과 반도체 산업구조를 기반으로 체계적인 성장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미래반도체 시장의 핵심인 지능형반도체의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구성된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은 초저전력·고성능의 신소자 및 인공지능반도체 원천기술 개발, 상용화 중심의 시스템반도체 기술개발을 통해 산·학·연간 지능형 반도체 연구 및 개발, 그리고 생산을 위한 일련의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반도체 산업 생태계의 균형발전과 미래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에 앞장서고 있다.
단장님과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에 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4차 산업혁명 및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로 반도체 기술 및 시장, 생태계 전반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고 반도체 산업의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2020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가 함께하는 범부처 사업으로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2020년 9월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은 범부처의 지원으로 재단법인으로 출범하였습니다. 10년간 1조 96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하는 국가 반도체 분야 최대 규모의 사업으로 고성능(1 PFLOPS, 1초에 1000조 번 연산 능력), 저전력(1mW에도 작동)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전력 소모 감소 및 고성능 반도체 구현을 위한 미래 소자 기술개발 분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산업통상자원부의 연산속도 향상을 위한 설계기술개발 분야, 산업통상자원부의 미세화 한계를 극복하는 원자단위 제조·장비 기술 분야로 사업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술개발과 동시에 선순환적인 반도체 분야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2030년 반도체 세계 시장 점유율 30% 달성, 2028년 반도체 장비 자립화율 35% 달성, 10년간 반도체 분야 석·박사급 전문인력 4,450명 배출이라는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2021년까지 119개 과제가 진행되고 있으며, 사업이 시작한 지 3년째가 되는 2022년 말이 되면 40여 개의 과제가 1차로 종료하게 되어 구체적인 성과가 일부 도출되리라 예상됩니다.
미래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관의 역할과 더불어 어떤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2021년 기준으로 전체 반도체 시장규모는 약 5,800억 달러를 상회하는 규모이고, 2030년에는 약 1조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측합니다. 2020년에는 10%, 2021년에는 23%의 고성장률을 기록한 반도체 시장은 앞으로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반도체 강국이라고 하지만 메모리 분야에만 치중하다 보니 전 세계 시장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 점유율에 비해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시장 점유율은 3% 내외로 아주 미약합니다. 실제로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시장이 메모리 시장보다 2배 이상 큰 시장입니다. 국가 미래 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시스템반도체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실정입니다. 시스템반도체를 대표하는 CPU, GPU, AP, CIS 이미지센서 등에는 이미 강력한 선두주자들인 인텔, 엔비디아, 퀄컴, 소니 등이 각각 있습니다. 이들을 제치고 진입하여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매우 힘든 상황인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새로운 먹거리로 대두되고 있는 인공지능반도체인 NPU 분야에 국가 기술 역량을 집중하면 미래 반도체 경쟁력을 확실하게 확보하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분야는 기술의 원천성과 혁신성이 높고, 시장에서의 선점 경쟁이 치열한 만큼 꾸준한 노력과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어 사업단에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과제들에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메모리반도체의 지속적인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 건전하고 창조적인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국내 팹리스 산업 및 제조·장비 분야의 지원을 강화하는 프로그램도 사업단에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내 팹리스회사에서 제조하는 시스템반도체 칩에 NPU 기능을 부가함으로써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게 하고자 합니다. 뿐만 아니라 제조장비 분야에도 인공지능에 의한 제어기능을 부가함으로써 장비의 성능을 고도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기관의 원활한 업무를 위해 대외적으로 소통하고자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사업단은 적은 10명의 인력으로 연간 총사업비가 1,000억 원이 넘는 다양한 사업들을 관리 컨설팅해야 하는 매우 어려운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각 분야 전문위원과 학계, 연구계, 산업계 전문가로 이루어진 소위원회의 전문적인 조언과 협조를 받아 참여 연구자들이 성공적으로 과제를 수행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구미전자정보원, 한국전자전기재료학회, 핵융합연구원 등의 연구기관 및 학술단체와 MOU 체결을 통한 상호 협력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하고 있습니다. 또한, 「2021 인공지능반도체 미래기술컨퍼런스」 개최 및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학회, 한국전기전자재료학회, 대한전자공학회가 개최하는 학술대회에서 기조강연, 합동발표회, 전시회 등을 하여 사업단 홍보와 과제 진행에 대한 공개적인 검증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2021년 한국에서 개최된 국제학술대회인 2021 ISCAS(International Symposium on Circuits and Systems)와 2021 ICAE(International Conference on Advanced Electromaterials)에서 기술교류회를 개최하여 사업단의 연구 결과들을 많은 연구자와 공유한 바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그리고 향후 기술적 변화와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혁신적인 기술개발, 건전한 산업의 생태계 구축, 그리고 우수한 고급인력 양성입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대기업의 경우에는 계약학과와 같은 제도를 만들어 우수 인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만, 소규모의 팹리스, 장비회사, 소재 회사들은 자체적으로 여력이 없으므로 국가에서 인력양성을 해주기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력양성은 반도체 산업 인프라 구축의 최우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동안 국가에서 지원하는 대규모 반도체 분야 국책사업이 없었던 관계로 반도체를 연구하는 많은 교수들이 다른 분야로 연구주제를 바꾸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임용되는 반도체 관련 교수의 수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현재 대학에서 산업체로 배출되는 반도체 고급인력의 수가 급감한 상황에 있습니다. 2020년부터 시작한 사업단은 많은 과제를 대학에 배정하여 대학의 연구역량 및 우수 인력양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2021년의 경우, 대학에 지원된 사업비가 전체 사업비의 1/3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학의 참여 인력도 30%에 이르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K-반도체 전략’에 따라 첨단센서, PIM 인공지능 반도체, 전력반도체, 반도체 인력양성사업 등 새로운 사업이 추진됨에 따라 더 많은 고급인력이 배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력양성이라는 것이 단시간에 이루어지지 않고 몇 년의 잠정기를 거쳐야 하기에 2025년부터는 어느 정도 수요를 만족할 수 있는 인력이 배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단장님께서 최근 주목하고 있는 중요 이슈 및 정책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2021년 4월에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웨이퍼를 한 손으로 흔들면서 “반도체가 인프라다”라고 외치는 장면을 언론보도를 통해 많이 접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미국은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에게 자국 내에 생산시설을 건설할 것을 요구하였고, 두 회사를 비롯하여 인텔도 미국에 파운드리 회사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현재 반도체 부족현상은 자동차 및 가전 등 산업 전반에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요사이 주목하고 있는 중요 이슈 중 첫 번째는 반도체의 원활한 공급은 국가 산업 전반과 안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이에 대한 국가 차원의 장기적이고 효과적인 대책 마련이고, 두 번째는 한계에 도달한 Moore’s law(무어의 법칙)에 따른 반도체 집적도 향상의 후속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반도체는 국가 수출의 약 20%를 담당하는 주력 산업입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반도체 수출의 대부분은 메모리반도체입니다. 여기에서 두 가지 사항을 고려하여야 합니다. 첫 번째는 고급인력양성으로,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확보와 지속적인 메모리반도체 초격차 기술 유지를 위해서 현재 대기업에서 요구하는 사항입니다. 이에 대한 장·단기 정책들이 시도되고 있어서 몇 년 내에 좋은 성과가 이루어지리라 예상됩니다. 두 번째는 이제까지 등한시해 왔던 패키지를 포함한 후공정의 고도화입니다. 시스템반도체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명실상부한 세계 No.1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현재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종전에는 하나의 칩에 모든 것을 다 집적화하는 SoC(System on Chip) 향이 추세였던 반면에, 요즘에는 각각의 칩(CPU, GPU, 통신용 칩, 전력 칩 등)을 제조한 후 패키징을 통해서 이들을 하나의 모듈로 만드는 것이 미래 기술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사업단에서는 반도체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발빠르게 대응하고자 현재 ‘반도체 초격차 경쟁력을 위한 패키지 선도전략’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이 지향하는 앞으로의 방향과 목표, 비전이 궁금합니다.
사업단은 반도체 기술혁신을 통한 4차 산업혁명 시대 글로벌 반도체 No.1 국가 도약이라는 원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래 반도체 기술을 토대로 인간 생활의 혁신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반도체는 이미 자동차, 스마트가전, 첨단기계·로봇, 실감미디어, 스마트시티, 빅데이터·모바일, 에너지, 바이오 등 주요 산업의 핵심부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앞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업단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반도체의 원천기술을 확보하여 주력 산업 전반의 혁신을 이루어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려고 합니다.
대한민국 반도체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한국은 세계사에서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단기간에 고도성장한 국가입니다.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국가가 불과 70여 년 만에 세계 8위의 무역교역국이 되었습니다. 지하자원도 없고 자본도 없던 나라가 이렇게 성장한 것은 많은 사람들, 즉 전 세계를 누빈 무역 역군, 베트남 전쟁의 참전용사, 독일 파견 간호사와 광부, 국가 주력 산업 역군들의 피와 땀이 밴 노력과 희생의 대가라고 믿습니다. 이렇게 우수한 인력의 뒷받침으로 오늘날의 한국이 건설되었습니다. 현재 반도체 산업이 세계 2위의 강국이 된 것도 1980년부터 시작된 메모리반도체의 기술개발과 생산을 위해 애써주신 많은 분의 희생과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1980년대에 우수한 인력들이 반도체 분야에 많이 참여하였고, 국가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아 1986년부터 시작된 4M/16M DRAM 개발사업을 비롯한 일련의 연구개발사업을 통하여 현재의 초격차 메모리 기술력을 확보하였다고 봅니다. 우수한 인력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만들어낸 훌륭한 작품으로 생각합니다. 앞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초격차 반도체 기술을 지속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수한 인력공급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가는 이 부분에 대한 세밀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다면 부탁드리겠습니다.
사업단은 반도체 기술혁신을 통해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완수하여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과 미래를 변화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업에 참여하는 연구자들의 희생과 노력, 그리고 사업단의 연구지원이 함께 어울린다면 사업단이 목표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기에 반도체 세계 No.1 국가 도약을 이루어낼 것으로 자신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끈기있게 연구에 참여해서 쉼 없는 노력을 하는 연구자 여러분이 있어서 국가 반도체 산업의 앞날이 밝다고 생각하고, 그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박소연 기자 psy@monthlypeople.com
http://www.monthlypeople.com/news/articleView.html?idxno=269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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