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로봇연맹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산업용 로봇 설치 규모는 약 300만 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전문서비스 로봇 시장 매출도 전년 대비 약 12% 증가한 67억 달러를 달성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한국도 로봇산업 글로벌 4대 강국 도약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2023년까지 로봇산업 시장규모 15조 원 달성, 1천억 원 이상 로봇 전문기업 확대, 제조로봇 70만 대 누적 보급 등의 목표를 정했다.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공장로봇, 주방로봇, 바리스타로봇까지 다양한 일자리에 자리한 로봇들을 만날 수 있다. 로봇을 통해 사회가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로봇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로봇에게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로봇 기반의 기술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인간의 삶에 가치 있는 변화를 만들 수 있도록 말이다.
고객이 만족하는 수직다관절로봇 제조업체
오토로보틱스는 ㈜네오오토, ㈜오토인더스트리 등이 소속된 글로벌 자동차 부품 제조사 오토그룹의 자회사로 지난 2017년 6월 오토그룹 로봇 사업부에서 독립법인으로 전환됐다. 오토로보틱스의 시작은 1993년,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 과제로 서울대학교 자동화연구소와 도장용 다관절로봇을 개발하면서부터다. 개발 과정에서 국내 수직다관절로봇 시장은 일본 로봇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수직다관절로봇의 높은 대외 기술의존도 때문에 로봇 적용이나 유지보수 등의 측면에서 취약성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로봇산업 발전의 한계를 명확히 드러내는 현실을 타개함과 동시에 저렴하고 튼튼한 로봇을 산업 현장에 보급해 로봇기술의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일념으로 2010년 8월 두산메카텍 로봇사업부를 인수했다. 이후 수직다관절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페이로드 6kg에 이어 20kg 모델까지 개발을 완료하며 중소제조업체의 로봇 자동화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회사는 페이로드 6kg의 OTO-OTR6과 페이로드 20kg의 OTO-OTR20, 가반 중량 1kg의 소형로봇까지 세 종류의 로봇을 보유하고 있다. 고객들에게 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한 계획도 세우고 있다. 다관절로봇을 소형부터 중·대형까지 확장하는 한편 2축 로봇, 스카라 로봇 등 다른 형태의 신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며 사용자가 지금보다 편리하게 로봇을 운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능도 탑재할 계획이다.
한편, 오토로보틱스는 2019년에 김성주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된 이후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현장에 최적화된 기술을 개발해 실제 고객들이 쉽게 다관절로봇을 사용할 수 있도록 고객과의 갭을 최소화한 실용기술 개발에 매진해왔다. 현장 레벨에 적합한 응용기술 개발을 위해 인원 충원 등 지속적인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수년간의 수직다관절로봇 판매를 통해 현장에서 취득한 기술과 개발 경험 및 노하우, 그리고 신속 정확한 A/S지원과 품질관리, 성능향상 등을 통한 고객 만족을 기반으로 오토로보틱스는 빠르고 튼튼한 수직다관절로봇 제조업체로서 굳건히 성장해 나가고자 한다.
사용자를 고려한 제품 개발부터 차별화된 밀착 고객서비스까지
오토로보틱스의 고객들은 빠르고 튼튼하면서도 현장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OTR 시리즈의 강점으로 꼽는다. OTR 시리즈를 자세히 살펴보면 현장 작업자들을 고려한 다양한 요소들이 눈에 띈다. 우선 로봇 모션을 제어하기 위한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어서 로봇 조작이 용이하고, 처음 다관절로봇을 접하는 유저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다. 극한의 환경 속에서 쉽게 손상될 수 있는 티칭팬던트 역시 타사와 비교해 저가로 공급해 사용자의 부담을 줄였다. 이와 더불어 손목축 바디에 알루미늄을 적용해 로봇 기구부의 경량화를 실현했고, 이에 따라 더 빠른 속도로 작업이 가능하다. 동시에 가벼운 알루미늄을 사용하면서도 로봇이 떨림 없이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했다.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일본 로봇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성능까지 발전할 수 있었다. 그간 제조 및 판매된 로봇 중 고장 발생률이 2% 이하일 정도로 품질 또한 검증받았다.
다관절로봇 사업과 관련한 오토로보틱스의 가장 큰 강점은 고객과의 다이렉트 협의를 통해 유저의 니즈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특수한 로봇 응용 제작 및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국내 제조업 환경에서 중소기업이 개발한 다관절로봇으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차별화가 필요하다. 김성주 대표는 이를 신속한 A/S 대응 등 밀접한 고객서비스에서 찾았다.
“어떤 부품이 들어가고, 어떻게 조립해야 하는지를 담은 상세한 매뉴얼을 제공함으로써 기구적인 고장은 현지에서 조달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요. A/S의 경우 대부분의 해외 메이커는 고객이 신속한 대응을 기대하기 힘들고, 부품 비용도 부담스럽죠. 그러나 오토로보틱스는 늦어도 이틀 이내에 로봇 수리 및 현장 투입까지 진행하고, 비용 또한 합리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오토로보틱스가 신속한 고객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 대표의 경험을 통한 배움 덕분이다. 김 대표는 자동차 1차 협력사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공정 흐름에 대한 이해를 높였고, 이후 무역 업무, 차량·항공기 정비 및 고객관리 업무 등 다방면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특히 차량정비와 고객관리 업무는 현재 로봇 사업을 전개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 과거 차량정비 업무를 진행할 때 지속적으로 고객들에게 연락해 불편함은 없는지,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파악했는데 이러한 업무 매커니즘이 로봇 사업에서 주효하게 작용했다고. 실제로 다관절로봇 시장에서 오토로보틱스의 차별화된 밀착 고객관리 서비스는 고객들의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내고 있다.
회사는 고객서비스에서 한 단계 깊게 나아가 기술 고도화를 통해서 기술의 신뢰성을 확보해나가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로봇/설비 고장예지·진단 플랫폼 관련 특허기술’을 통해서다. 오토로보틱스가 개발한 이 특허기술의 주요 내용은 회사가 개발한 제조용 로봇인 OTR06모델의 구동부에 센서를 부착해 동작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누적된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고장 시점을 예측하는 기술이다. 로봇은 주변 설비와 연결되어 동작하는데 사용자 과실로 인한 충돌 등으로 인해 로봇 구동 부품이 고장나는 경우가 발생한다. 로봇 또는 설비가 멈추지 않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고장 후 부품을 교체할 경우 완료 시점까지 생산라인이 정지하게 돼 사용자의 손실이 발생한다. 그러나 본 기술을 통해서는 로봇의 고장 시점을 사전에 예측함으로써 생산라인 정지 시간을 최소화하고, 부품 교체 시기를 공급 기업에서 고객에게 미리 알려주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서비스 품질을 향상할 수 있다.
이번 과제를 통해 개발된 3건의 특허는 GITC, KIRO, 포항공대에서 개발한 기술을 기관별로 등록했으며, 오토로보틱스는 기술이전을 통해 실제 산업 현장에 해당 기술을 활용하기로 했다. 기존거래처에 공급된 로봇 및 신규 거래처에 공급할 로봇에 대해 본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기술의 신뢰성 확보 및 개선을 진행하고, 이후 기술적 완성도가 확보되면 향후 공급될 로봇에 적용해 중소제조업용 공정 자동화 및 양질의 로봇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다양한 솔루션을 기반으로 로봇의 활용도를 높이고, 국내 로봇 시장에서 인지도를 더욱 높여 고객들에게 로봇 제조부터 로봇시스템 설비 구축 및 솔루션까지 아우르는 기업으로 기억되기 위해 오토로보틱스의 모든 이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로봇이 공장을 움직인다
고도의 숙련이 필요한 일부 작업 외에는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게 된다는 이야기에 일자리 감소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물론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고용의 축소는 존재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며 준비하면 개인과 전체 모두를 위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김성주 대표 역시 산업 현장 내 로봇기술의 확대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2030년이 되면 20세에서 50세 사이의 제조 생산 인구 중 3분의 1이 사라진다는 통계청 조사가 있어요. 저희 현장만 해도 2~30대 젊은 친구들은 거의 없고, 4~50대가 제일 많아요. 시간이 지나면 어쩔 수 없이 일의 효율성은 떨어질 테고, 대표들은 일할 사람이 없어 제조업을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 오는 거죠. 부족한 인력을 대체하기 위해, 현장 내 고령의 노동자를 위해 자동화 기술이나 사람을 서포트할 기술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비슷한 예로, 일본 산업 현장에서는 건설현장과 공장 등에서 여성과 고령자가 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작업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장착로봇을 도입하고 있다. 무거운 짐을 들어 올리거나 옮길 때 부담을 덜어주는 장착형 로봇은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최대 40%까지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연회에서는 장착형 로봇을 착용한 종업원들이 30kg 정도 나가는 마루재와 쇠붙이 등을 가볍게 다루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처럼 산업 현장에서 로봇의 도입은 산업 전체로 보면 노동자의 숙련 효과와 설비 투자로 인한 생산성 향상 효과가 있고, 기술도입으로 인한 고용 감소분과 더불어 산업이 성장하는 만큼의 고용 증감분이 공존한다. 고령의 노동자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심각한 고령화를 겪고 있는 일본이 로봇과의 공존으로 답을 찾은 것처럼, 우리 또한 로봇과의 공존을 현실로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닐까.
오토로보틱스는 기존에 개발해오던 실용기술에 IoT를 접목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공장 내 장비와 기기에 IoT를 설치해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목적에 따라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다. 김 대표 또한 IoT 기술을 접목하면 다른 작업을 하면서도 로봇의 상태를 파악하고, 하루 생산량을 카운트하거나 목표 생산량에 도달했을 경우 다른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고객들이 보다 스마트하게 로봇을 운용하기 위한 계획들을 세우고 있다. 현장 내 로봇 자동화에 대한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무인 용접로봇의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오퍼레이터가 없는 상태에서도 로봇이 작동하고, 완제품을 생산하고, 품질 검사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고자 한다. 나아가 자율주행로봇에 용접로봇을 결합한 기술의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 해당 기술을 구현하는 데 핵심 요소인 센서, 카메라 비전을 비롯해 인공지능까지 완전한 무인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이다. 로봇과 인공지능의 융합이라는 커다란 도전 앞에 김 대표도 석사 과정을 통해 인공지능을 공부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올해 서비스로봇과 관련한 정부 R&D를 승인받은 오토로보틱스는 이전보다 공격적인 시장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다. 서비스로봇의 개발을 통한 국내외 특허 등록도 목표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가장 큰 이슈인 산업 안전 문제와 서비스로봇을 연계해 인명사고를 줄이는 방안까지도 고민해나가고자 한다.
박소연 기자 psy@monthlypeople.com
http://www.monthlypeople.com/news/articleView.html?idxno=269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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