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로봇 모빌리티’ 붐과 함께 서비스 로봇 시장도 급성장을 이루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비대면 서비스 선호 경향이 뚜렷해지며 서비스로봇에 대한 수요도 연일 증가하는 추세다. ㈜헬퍼로보틱스는 국내 매장에 최적화된 서빙로봇을 선보이며 눈길을 끈다. 특히 자체 기술력에 기반한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는 ㈜헬퍼로보틱스만의 강력한 경쟁력으로 손꼽힌다.
소형화는 물론 안정성·가격경쟁력 갖춘 서빙로봇…앞으로의 성장 기대
2020년 설립한 스마트 워킹시스템 기반의 서비스로봇 개발 전문기업 헬퍼로보틱스는 비대면 매장 맞춤형 서빙로봇 ‘에스비’를 선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에스비’는 스마트팩토리에 활용되는 무인운반차(AGV) 기술을 활용해 다중 제어시스템과 자기 유선주도 주행기술을 기반으로 사람을 보조한다. 특히 작거나 사람이 붐비는 매장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도록 소형화함으로써 진입장벽을 대폭 낮춘 것이 특징이다. 소규모 매장과 대형 매장뿐 아니라 PC방, 캐주얼 펍 등 기존 자율주행 로봇의 적용이 어렵던 다양한 형태의 매장에 적용할 수 있어 앞으로의 시장성이 더욱 기대된다.
헬퍼로보틱스는 이와 관련해 각 한 건의 특허출원과 특허등록을 비롯해 중기부 비대면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청청콘(청년이 청년을 이끄는 콘테스트)’ 물류부문 대상, ‘VIP ASIA AWARDS’에서 2020년 아시아를 빛낸/2021 아시아를 빛낼 로봇부문 선정, 한양대와 코맥스가 개최한 ‘벤처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모두 설립 2년 만에 이루어낸 성과다. 최재원 대표는 단순 서빙뿐 아니라 로봇에 연동되는 서빙반납 융합 머신과 식기·잔반을 처리하는 전처리 머신까지 개발하여 소비자들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헬퍼로보틱스가 선보이는 로봇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로 꼽을 수 있습니다. 첫째, 기존 자율주행 로봇 대비 공간적 제약이 적어 더 많은 양을 서빙할 수 있다는 점, 둘째, 동선 중복이 적어 필요시 더 많은 로봇을 운용할 수 있다는 점, 셋째, 가격입니다. 기존 서빙로봇 대비 4분의 1의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며 접근성을 대폭 높였습니다.”
헬퍼로보틱스가 서빙로봇 개발을 시작하던 2019년만 해도 서빙로봇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시기였다. 자영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맛에 대한 노하우와 고객에 대한 친절한 서비스가 핵심이라는 인식이 컸다.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비대면 시대가 열리자 서빙로봇은 새로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사람 간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호평을 받은 것이다. 최 대표는 처음 서빙로봇 사업화를 계획할 때 5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 예상했으나, 뜻밖에도 코로나19라는 위기가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어 최소 3년은 앞당기게 되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의 생존율 높이고자 탄생한 ㈜헬퍼로보틱스의 기술
“서빙로봇이라는 비전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서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했습니다. 기구 설계부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펌웨어 등이 융합된 것이 바로 로봇이거든요. 헬퍼로보틱스가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서빙로봇의 개발을 완료하고 실제 매장에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은 로봇 사업에 대한 이전의 경험이 컸습니다.”
헬퍼로보틱스는 최재원 대표의 로봇 사업에 대한 두 번째 도전 끝에 설립된 기업이다. 기존에 로봇 사업을 영위하며 쌓은 인공지능 로봇 혼합기술(MR)에 관한 노하우와 관련 연구경험이 기반이 되었다. 최 대표는 두 번째 창업에 도전하면서 자신의 기술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는 생각에서 서빙로봇이라는 아이템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기술 고도화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실질적으로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헬퍼로보틱스’라는 사명에도 기술을 통해 사람들을 돕겠다는 철학이 담겼다. 그는 기존의 창업 경험을 토대로 스타트업 운영에 가장 필요한 부분들만 빠르게 세팅한 후 서빙로봇 개발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많은 직장인들이 퇴사 이후 자영업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며 자영업에 도전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 끝에 ‘사람’이라 결론 내렸습니다. 서빙로봇이 자영업자들에게 필요한 노동력을 제공하고, 직원 관리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였으면 하는 마음에서 서빙로봇을 개발했습니다.”
‘에스비’ 개발을 위해 최 대표는 서빙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했다. 기존 자율주행 기반 로봇은 고가인데다 대부분 대규모 식당을 기준으로 개발된 중국 기술을 이용하고 있기에 AS나 한국의 다양한 규모의 식당에 접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최 대표는 기존의 서빙로봇은 서빙 시 음식물이 노출되고, 부주의할 경우 로봇과 고객이 부딪치는 상황이 연출되는 등의 문제점이 있었다며, 헬퍼로보틱스는 지정된 레일과 커버를 통해 서빙로봇이 움직이며 노출을 최소화함으로써 안정성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객들이 원하는 로봇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프로토타입부터 고객들의 평가를 받고, 피드백을 로봇에 반영하며 완성도를 높여갔다.
“실제로 헬퍼로보틱스에 대한 평가를 받으며 고객들이 좋아하는 속도와 디자인, 핵심적으로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개선해갔습니다. 서비스적인 측면에 있어 고객들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기능을 담아 자영업자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컸죠.”
헬퍼로보틱스는 주방 중심의 서빙로봇 시스템을 구현했다. 주방 안에서 모든 동선이 이루어지기에 혼자서도 30평대 매장 내 홀 서빙과 배달 주문까지 처리할 수 있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만큼 각 매장 상황에 맞춘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점 외에도 빠른 AS도 장점이다. 최 대표는 자영업자들에게는 하루 1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로봇의 고장으로 인한 고객의 불편은 결국 매장에 대한 만족도를 낮추는 것은 물론 고객의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지적했다. 헬퍼로보틱스의 로봇은 14명의 직원들이 A부터 Z까지 자체 개발한 기술로 완성된 만큼 실제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즉각 구현할 수 있기에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최 대표는 서빙로봇이 자영업자들의 인건비 부담을 줄여 생존율을 높이는데 기여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헬퍼로보틱스의 로봇을 사용해본 고객들은 사람 관리에 대한 스트레스가 확 줄어들었다며 반가움을 전하곤 한다. 최 대표는 그런 피드백을 들을 때마다 보람을 느끼곤 한다고 말했다.
“헬퍼로보틱스의 서빙로봇은 기존에 서빙로봇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고객분들이 찾는 제품입니다. 서빙로봇이 인력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나 불편함으로 인해 사용에 어려움을 겪던 분들이죠. 저희는 무엇보다 손쉬운 사용과 실질적 효과를 내는데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다양한 도입 사례 쌓아가며 해외 시장 문 두드려
현재 헬퍼로보틱스는 AI기반 스마트팜 기업 ‘어밸브’와 손잡고 서울 연신내역 인근에 위치한 수제 햄버거 펍인 ‘더피플한우버거’에 4대의 서빙로봇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더불어 100평 규모의 대규모 매장에 14대의 서빙로봇을 운영 중에 있다. 해당 매장은 공유주방으로 활용되며 3개의 브랜드와 20개의 테이블로 구성되어있다. 최재원 대표는 일반적으로 서빙로봇이 한 매장에 2대 이상 적용되기에는 여러 가지 기술적 어려움이 있다며, 헬퍼로보틱스는 국내 외식업계 최초로 14대의 서빙로봇을 실제 검증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엔피프틴’이 주관한 ‘CJ라이프시티 오픈이노베이션 챌린지 2020’에서 오픈이노베이션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2024년 오픈 예정인 복합 콘텐츠 파크 ‘CJ라이프시티’ 내 PoC(Proof of Concept, 시장에 신기술 도입 전 성능 검증)를 진행할 계획이다.
“헬퍼로보틱스의 솔루션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유럽이나 미국, 호주 등 선진국의 경우 높은 인건비는 물론 코로나19 이후 구인난을 겪고 있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서빙로봇에 대한 수요가 높습니다.”
최 대표는 헬퍼로보틱스의 로봇들이 이미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끝났다며 자부심을 표했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호주, 캐나다 등에 로봇을 도입하며 도입 사례를 쌓아간다는 계획이다. 프랑스 그로노블 지역에서의 사업도 계획 중이다. 최 대표는 향후 프랜차이즈를 시작으로 농업, 의료, 소방, 군사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자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모바일로봇을 이용한 아웃도어 환경에서의 라스트마일 딜리버리를 구현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국내 실정 반영한 로봇 개발하며 자영업의 디지털 전환 돕는다
“일반적인 로봇회사들의 경우 시장에 제품을 선보이기까지 최소 5년여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헬퍼로보틱스는 이를 2년으로 단축시켰죠. 저는 시장의 니즈에 비하면 이 속도 또한 느리다고 판단했습니다. 올해는 도입 사례들을 지속적으로 쌓아가며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고자 합니다.”
최재원 대표는 다양한 기업과의 융합을 통해 업역을 넓혀갈 것이라 전했다. 스타트업의 차별성은 타 산업과의 융합에 있다는 신념에서다. 그는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스타트업이 가질 수 있는 강점이 유연성이라며, 이종산업 간 융합을 통해 유연성을 높여갈 것이라 전했다.
평균 연령 30대 초반의 젊은 스타트업이라는 점은 헬퍼로보틱스의 유연성을 극대화하는 비결이다. 실제 매장에 서빙로봇을 세팅할 때도 디자이너와 기획자, 개발자 등 모든 구성원들이 현장에 가서 커스터마이징을 진행한다. 최 대표는 매장 내 모든 로드를 구상하고, 서비스를 디자인을 하다보면 헬퍼로보틱스가 인테리어 회사인지 로봇 회사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러한 작업을 진행하는 당시에는 힘겨울 때도 있지만, 현장에서 힘을 합치며 팀워크를 다져가기에 더욱 단단한 조직이 되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팀워크는 헬퍼로보틱스가 빠르게 성장하며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최 대표는 각 구성원들이 2명, 3명 몫을 해내며 기술력을 높여온 데다 여전히 바쁜 와중에도 힘든 내색 없이 하나의 목표를 향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보람과 고마움을 느낀다고 감사를 전했다.
“저희는 국내 현실에 맞게 커스터마이징된 로봇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로봇을 활용해 자영업자들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도록 도우며 자영업의 디지털 전환을 견인하고자 합니다. 시장의 니즈에 보다 빠르게 대응하고자 향후 다양한 과제와 투자 유치를 통해 성장 동력을 마련해갈 계획입니다. 또한, 협업에도 문을 활짝 열어놓고 더 많은 파트너들과의 동반성장을 이어가겠습니다.”
박소연 기자 psy@monthlypeople.com
http://www.monthlypeople.com/news/articleView.html?idxno=269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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